박형준 ‘엘시티, 입시 청탁 의혹, 국회 레스토랑 특혜 의혹’ 만약, 조국이었더라면?

그들의 선택적 분노에 경의를 표한다.

김재헌 기자 승인 2021.03.24 15:46 의견 0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자 의혹 시리즈가 점입가경이다. 이명박 정부 청와대 홍보기획관을 지냈을 당시 4대강 사업 반대단체 사찰 연루 의혹, 해운대 엘시티 2채 특혜 분양 의혹, 딸의 홍대 미대 입시비리 의혹, 국회 사무총장 재직 시절 선정된 지인의 레스토랑 특혜 의혹 등이 연달아 터지고 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충분히 해명했고 “제기된 여러 의혹에 대해 부끄러울 것이 없다” 고 밝히면서 “신상털기 식의 흠집내기에 불과하다” 고 말했다. 그러나 연일 여러 언론에서 추가적인 제보와 의혹이 나오고 있어 박 후보의 해명은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시간을 2019년 8월로 되돌려 보자. 당시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거의 모든 언론은 그 가족의 사모펀드 의혹, 자녀의 동양대 표창장 의혹 등을 규탄했고 급기야 검찰은 전방위적인 압수수색까지 이뤄졌다.


그리고 당시 박형준 전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관련하여 지난 2019년 10월 한 토론회에 나와 조국 전 장관과 정경심 교수의 사모펀드 관련 의혹에 대한 수사의 당위성이 충분하고 당장 공직자윤리법에 저촉된다고 하면서 가족 의혹에 대해 조국 전 장관이 “몰랐어도 문제” 라고 밝힌 바 있다.

2019년 당시 조국에 분노했던 그 많은 언론과 수많은 단체는 지금 어디로 갔을까. 실제로 당시 조국 자녀의 동양대 표창장 의혹으로 서울대 학생회 등의 단체들은 촛불집회를 주도하며 목소리를 냈었지만, 홍대 미대 입시 실기시험 후 30점 주기 어려운 실력을 80점 이상 주라는 청탁을 받았다는 교수가 양심선언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침묵하는 모양새이다.

실제로 현재 서울대 총학 게시판에는 ‘서울대 총학의 선택적 분노에 박수를 보냅니다’ 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는데, 글쓴이는 “조 전 장관 논란 당시 사회적 불평등에 대한 의로운 외침이구나 싶었다” 면서 “박 후보나 다른 보수 정치인들의 온갖 의혹에는 입에 본드 붙인 것을 보며 ‘보수세력 2중대’였나 싶은 마음이 든다”고 꼬집어 말했다.

이후에도 총학생회를 비판하는 게시물은 계속 이어졌다. 다른 글에서는 “조국 때는 그렇게 난리 치더니 이번에는 다들 뭐하나”, “친일 왜구 방패 서울대 총학으로 바꿔라”, “선배들과 대한민국을 욕보이지 말라” 등의 글도 게시됐다.

민간인 사찰을 보고 받았다는 의혹, 비리로 들썩인 엘시티 로얄층 2채를 특혜 분양 받았다는 의혹, 자녀 입시 때 30점을 80점으로 바꿔달라는 청탁 의혹, 자신이 사무총장이던 시절 지인의 국회 레스토랑 특혜 의혹 이 모든 의혹이 박형준 후보가 아니라 조국 전 장관의 의혹이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현재 거의 모든 포탈과 언론사의 뉴스에서 박형준 후보의 의혹에 대한 기사는 찾아보기조차 어렵다. 침묵하고 있는 그들에게 묻고 싶다. 정말 그 해명으로 충분하다는 것인가? 아니면 조국 가족은 탈탈 털어도 되지만, 박형준 후보가 요구한 바와 같이 그의 가족은 건드리지 않겠다는 것인가?

당신들의 선택적 분노에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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