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을 향한 마녀사냥을 멈추라

동양대 표창장으로 정말 부산대 의전원 합격이 가능한가?

김재헌 기자 승인 2021.03.25 10:16 의견 1

24일 양대 포탈과 언론사들은 앞다퉈 ‘조민, 부산대, 입학취소’ 등의 키워드로 수많은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가짜 표창장’으로 입학했다는 의혹을 받는 조국 전 장관의 딸 조민 씨에 대한 교육부의 입장이 나온 것인데 부산대에게 공을 돌린 모양새이다.


이 날 회의에서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조민 씨의 입학 취소와 관련하여 권한을 가진 대학이 직접 사실관계를 조사한 후 입학취소 등의 조치를 취하는 것이 무죄추정의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 “법원 판결과 별도로 학내 입시 의혹에 대해 일련의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 면서 “부산대의 조치 계획이 충실히 이행될 수 있도록 지도 감독할 것” 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시금 조민 씨의 부산대 입학취소가 포털의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12월 정경심 교수의 1심 판결에 의한 영향으로 보이는데 당시 판결에서 임정엽 부장판사는 “정 교수의 딸은 허위 표창장이 없었다면 부산대 의전원에 탈락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며 허위 공문서 위조, 부산대 업무방해 등의 혐의에 대해 유죄를 판결했다.

하지만 여러 번의 공판을 지켜본 이들은 이 판결에 의문을 가진다.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당시 검찰의 정경심 교수에 대한 기습 구속영장 청구로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던 그 문제의 ‘동양대 표창장’. 위조했다고 확신했고 시연해내겠다던 검찰은 끝끝내 그 표창장을 ‘위조’하지 못했다.

게다가 지난 5월의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부산대 의전원 조모 교수는 재판에 나와 “동양대 표창장은 점수에 ‘전혀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당시 면접은 다른 인적사항이 모두 가려진 블라인드 면접 형식이었기 때문에 조씨가 받은 점수를 알 수 없었으며, 심지어 자기소개서는 평가의 대상이 아니었다는 취지의 발언이었다.

논란의 1심 판결은 제쳐 두고 그럼 조민은 정말 실력도 안되는데 다른 사람이 갔어야 할 자리를 빼앗은 것일까?

1심 판결 분석을 한 정필승 변호사 겸 의사의 SNS에 <표창장과 의전원에 대한 10가지:대환장파티>라는 포스팅이 있다. 글에 따르면 법원은 서울대 의전원 면접전형에서 136명 중 39등으로 예비 4번으로 떨어진 학생이 부산대에 표창장 냈다고 합격했다는 판결을 내리는데 그 논리를 일거에 비판한다. 그렇다. 당시 조국 전 장관은 서울대 교수였다. 0.05점 차이의 불합격인데 정말 특혜를 노렸다면 서울대 의전원에 합격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정말 표창장 하나로 탈락한 사람과 1.12점의 차이를 내며 합격할 수 있을까?

글에서는 이 밖에도 판결의 수많은 오류를 지적한다. 예를 들면 법원은 ‘자기소개서에 이렇게 쓴 건 허위로 합격할 구체적 위험이 있다.’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자기소개서에 써놓은 지원동기가 만일 과장이라면 징역형인 것인가’라고 반문하고 있다.

그렇다. 수많은 언론과 거대한 기득권이 분노를 쏟아냈던 조국 전 장관의 딸 조민 씨의 입시비리는 사실은 거의 모든 논리가 허점으로 가득하다. 그 허점 가득한 논리로 손가락질하며 그녀를 마녀로 몰아세워 불구덩이로 몰고 있다. 중세 유럽 흑사병이 창궐했을 때, 질병과 기근의 두려움은 근거 없는 증오와 혐오로 표출되었고 우리는 그것을 ‘마녀사냥’이라고 배웠다. 이제 그 사냥을 멈출 때가 되었다.

여러분들에게 묻고 싶다. 여러분들의 자소서는 안전한가? 여러분들이 기재해 놓은 여러 봉사활동, 혹은 상장, 표창장. 만일 여러분의 부모가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되어 검찰이 이 모든 것을 압수수색 한다면 여러분은 견딜 수 있겠는가. 그리고 한가지 더. 정말 동양대 표창장으로 부산대 의전원에 합격했다고 생각하는가?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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