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자의 뇌피셜]떠오르는 MB의 추억
내곡동 땅이 어떻든 엘시티가 어떻든 다 문재인 탓이다
김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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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26 15:57 | 최종 수정 2021.03.30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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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선거의 계절이다. 벚꽃이 만발할 때 치뤄질 4·7 서울과 부산에서의 보궐선거가 2주도 채 남지 않았다. 선거의 양상은 두 군데 모두 야당의 후보가 크게 앞서 있고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 2017년 대선, 2018년 지선, 2020년 21대 총선까지 내리 네 번을 연전연패했던 국민의 힘이 이번에는 그 사슬을 끊어낼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리고 여당 입장에서 선거가 이렇게 어려워진 이유는 뭐니뭐니 해도 부동산이 가장 큰 이유임을 부정할 수 없다.
하늘 높은 줄 모르는 부동산 가격과 LH 직원들의 땅 투기 사건이 세간에 알려지며 문재인 정부의 핵심 지지 세대이던 30대와 40대에서조차 지지층 이탈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재밌는 것은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이 될 것으로 유력해 보이는 야당 국민의 힘의 오세훈 후보와 박형준 후보가 부동산 투기 의혹의 덫에 걸렸다. ‘내곡동 땅의 셀프보상’, ‘엘시티 로얄층의 특혜 분양’ 하지만 언론들은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국민들은 크게 비난하지 않는다.
왜 그럴까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들이 화난 지점은 누군가가 부동산 투기로 돈을 벌었다는 사실보다 자신들이 부동산으로 돈 벌 기회를 놓친 것 때문이 아닐까?
인정해야 할 것은 인간은 매우 이기적인 동물이라는 것이다. 사회를 이뤄 살아가다가 가끔 어쩌다 이타성을 보여야 할 뿐이다. 그리고 인간 사회의 발전은 그 이기심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필자의 친한 친구가 있다. 어릴 적부터의 벗인데 정치와 사회에 크게 관심이 없던 그가 어느 날인가 카카오톡 프로필에 문재인 대통령 사진을 올렸었다. 정치적 입장도 전혀 없고 촛불집회 참여에도 긍정적이지 않던 그의 변심에 놀랐었다. 알고 보니 남북 평화기조가 유지되며 그 친구의 할아버지가 물려주셨으나 팔리지 않아 골머리를 앓으며 갖고 있던 접경지역의 땅이 값이 올라 팔렸다고 한다. 그리고 친구는 그 돈을 기반삼아 서울시내에 번듯한 아파트를 샀다. 그런데 최근에 만난 그 친구는 정확히 문재인 정부 반대편에 서 있었다. 나경원을 지지한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집값이 올랐지만 값이 오르는 가운데 집을 산 친구는 집값이 떨어질 걱정을 하고 있고 부동산 안정화 정책에 반대하고 있었다.
거의 모든 인간은 성인이 아니다. 내 밥그릇 건드린다 싶으면 ‘으르렁’ 대는 거다. 이기심을 욕할 수 없다. 그리고 이 정치적인 화풀이 역시 막지 못한다. 우리는 이와 비슷한 일을 2007년 겪은 바 있다. 모든 게 노무현 탓이었던 당시 국민은 정치적 화풀이를 했다.
도곡동 땅이 어떻든 BBK가 어떻든, 좀 구린 구석이 있어도 부자 만들어 줄 사람이 필요했다. MB는 그렇게 압도적으로 당선됐다. 그리고 그의 사적이익을 위한 공적 권력의 이용을 우리는 지켜보았다. 국민들도 뒤늦게 깨달았다.
마찬가지이다. 선거를 앞둔 요즘 MB의 추억이 떠오른다. 어쩌면 지극히도 당연한 인간의 욕심, 욕망을 이기기는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머지않아 깨닫고 성찰할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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