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가 올 하반기 인도 법인을 설립한다. 오는 9~10월 출범을 목표로 현지 시장 조사와 법인 설립 실무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인도 법인 설립은 방시혁 의장의 '멀티 홈, 멀티 장르' 전략의 일환이다. 현지 문화와 특성을 반영, 현지 음악 시장에서 주도적 사업자 위상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는 K-팝의 사업모델을 타 음악 장르에 수출하고 적용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방 의장의 위기감에서 비롯되었다.
'멀티 홈, 멀티 장르' 전략은 인도 시장에 앞서 진출한 주류 음악 시장에서 이미 성과를 보이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는 하이브 아메리카의 걸그룹 KATSEYE(캣츠아이)가 데뷔 1년 만에 빌보드 '핫 100'에 진입했다. KATSEYE는 방 의장이 음악, 안무, 비주얼 크리에이티브 등 전 과정을 직접 총괄하는 그룹이다. 첫 EP 'SIS (Soft Is Strong)'의 더블 타이틀곡 'Touch'는 빌보드 '버블링 언더 핫 100'에 22위로 진입했으며, 영국 NME 매거진의 '올해 최고의 노래 50선'에도 포함되었다. 지난 4월 공개한 디지털 싱글 'Gnarly'는 빌보드 '핫 100'과 영국 오피셜 싱글 '톱 100'에 모두 올랐다.
KATSEYE는 K-팝 방법론을 적용한 다국적 걸그룹이다. 하이브는 세계 최대 음악 시장인 미국 진출을 위해 2021년 이타카 홀딩스를 인수했다. 같은 해 유니버설뮤직그룹 산하 게펜 레코드와 합작 레이블을 설립했으며, 2023년에는 힙합 레이블 QC 미디어 홀딩스를 인수했다. 방 의장과 주요 경영진은 1년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 체류하며 인수 작업을 진행했다. 이러한 거점 확보와 현지 인프라, K-팝식 아티스트 발굴 및 육성 시스템, 방 의장의 프로듀싱 노하우가 결합되어 KATSEYE의 성공을 이끌었다.
남미 거점 확보를 위해 2023년 하반기 설립한 하이브 라틴 아메리카도 사업이 본 궤도에 올랐다. 하이브는 남미에서 두 개의 아티스트 발굴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멕시코 최대 방송사 텔레문도와 함께 진행하는 밴드 선발 오디션 'Pase a la Fama(파세 아 라 파마)'는 현지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별도로 라틴 보이그룹 멤버를 선발하기 위한 오디션도 준비 중이다. 두 오디션 모두 멘토십을 포함한 트레이닝 과정을 거치며, K-팝 방법론을 라틴 음악 장르에 접목하는 시도이다. 2024년 기준 연 22.5%의 성장률을 보이는 라틴 뮤직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하이브는 엑자일 뮤직을 인수한 바 있다. 방 의장의 개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현지 진용을 구축했다.
하이브 재팬에서도 성공 사례가 나오고 있다. 보이그룹 &TEAM(앤팀)은 세 번째 싱글 'Go in Blind'로 누적 출하량 80만 장을 돌파하며 일본 레코드협회로부터 '트리플 플래티넘' 인증을 받았다. 이 앨범은 오리콘 '주간 싱글 랭킹'과 '주간 합산 싱글 랭킹' 1위를 차지했다. &TEAM은 2022년 12월 발표한 데뷔 앨범부터 지금까지 발표한 모든 앨범이 일본 레코드협회 인증을 획득했다.
하이브 재팬 산하 YX레이블즈가 &TEAM에 이어 두 번째로 선보인 보이그룹 aoen(아오엔)도 이달 데뷔와 동시에 일본 오리콘 차트 1위를 차지했다. aoen은 오디션 프로그램 '응원-HIGH ~꿈의 START LINE~'을 통해 탄생했다. 이는 하이브식 멀티 홈 전략의 일본 내 성과이다.
하이브 측은 "K-팝이 음악의 한 장르를 넘어, 대중의 기호를 파악해 수퍼팬 기반 수퍼 IP를 만들어내는 방법론 그 자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방 의장의 지론"이라며 "세계 주요 음악 시장에서 거점을 확보하고 이러한 방법론을 적용하는 전략이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현재 추세가 지속된다면 글로벌 빅3 업체가 장악한 세계 음악 시장의 판도가 크게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