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AI 맞춤형 반도체(ASIC) 전문 기업 세미파이브(대표 조명현)가 코스닥 상장을 위해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세미파이브는 이번 상장을 통해 총 540만 주를 공모할 계획이다. 희망 공모가는 2만1000원~2만4000원이며, 공모 예정 금액은 1,134억 원~1,296억 원이다. 예상 시가총액은 7,080억 원~8,092억 원이다. 11월 내 수요예측과 청약을 거쳐 연내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계획이다. 상장 주관사는 삼성증권과 UBS증권이다.

2019년 설립된 세미파이브는 AI 추론 및 HPC(고성능컴퓨팅) 설계에 특화된 SoC 플랫폼 기업이다. 리벨리온, 퓨리오사AI 등 국내 대표 AI 팹리스와 협력해 데이터센터용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다. 엣지, CXL, 자율주행 등 다양한 응용분야로 설계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주요 디바이스 제조사(OEM)와 협업해 온디바이스향 반도체까지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세미파이브의 경쟁력은 스펙 정의부터 설계·개발·양산까지 한 번에 해결하는 ‘원스톱 AI ASIC 솔루션’과 최첨단 공정 기반의 대형 칩(빅다이: Big Die) 설계 역량이다.

원스톱 솔루션은 칩 설계 전 과정을 통합 관리하여 빠르고 효율적인 설계를 가능하게 한다. 고객의 타임투마켓(Time to Market) 단축 요구를 충족시킨다. 특히, 세미파이브는 삼성 파운드리 DSP 생태계에서 빅다이 설계를 엔드투엔드(End-to-End) 방식으로 수행할 수 있는 국내 유일 기업이다. 10건 이상의 빅다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테이프아웃(Tape-out)하며 AI 및 HPC 분야 주요 파트너로 자리매김했다. 칩렛 기술을 적용하는 고성능 AI 반도체 설계에 주로 사용되는 빅다이 개발은 난이도가 매우 높다. 글로벌 반도체 생태계에서 브로드컴이 TSMC와 협력해 대형 계약을 주도하듯, 삼성 파운드리 생태계에서는 세미파이브가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세미파이브는 자회사 아날로그 비츠(Analog Bits)를 통해 저전력 혼합 신호(IP) 기술을 자체 설계 플랫폼에 내재화했다.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아날로그 비츠는 삼성 파운드리, TSMC, 인텔 등에 핵심 아날로그 IP를 공급한다. 센서, 전력 관리 등 첨단 반도체 설계에 필수 기술이다. 이러한 통합 플랫폼을 기반으로 세미파이브는 다양한 IP 자산과 기술을 활용해 글로벌 고객에게 종합 설계 솔루션을 제공하는 파트너로 인정받고 있다.

세미파이브의 경쟁력은 이미 실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연결기준 수주액은 2022년 570억 원에서 2024년 1,238억 원으로 약 117% 증가했다. 2025년 3분기 누적 기준 가결산 수주액은 1,200억 원을 돌파하여 지난해 연간 수치에 근접했다. 연결기준 매출액은 2022년 720억 원에서 2024년 1,118억 원으로 증가했다. 2025년 3분기 누적 매출액은 가결산 기준 9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AI ASIC 사업 모델은 개발 프로젝트 완료 후 양산으로 전환되며 매출이 본격화되는 구조다. 제품 생애주기에 따라 신규 칩 개발과 양산이 순환적으로 이루어져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삼성 파운드리의 2·4·5·8·14나노 공정을 기반으로 개발 중인 대형 프로젝트들은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국내 대기업의 온디바이스용 AI 반도체와 AI 가속기 프로젝트가 포함된다. 2026년부터 매출 성장 폭이 한층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

세미파이브는 2025년부터 미국, 중국, 일본 등 글로벌 고객을 대상으로 AI 반도체 설계 프로젝트를 연이어 수주했다. 현재 약 70여 개 고객사와 협력하며 글로벌 공급망 내 입지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또한, 차세대 AI 반도체 설계 경쟁력 강화를 위한 R&D 투자도 강화한다. 글로벌 반도체 IP 기업인 Arm의 공식 ATD(Arm Total Design) 파트너로서, Arm 아키텍처 기반 CPU 칩렛 플랫폼인 '프리미어(Premier)'를 삼성 파운드리 4나노 공정(SF4X)으로 개발 중이다.

상장을 통해 확보된 공모 자금은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활용될 예정이다. 프로젝트 수행 기반 강화를 위한 동남아 지역 엔지니어링 역량 확충, 최첨단 AI 반도체 기술 내재화를 위한 차세대 IP 기업 인수, 양산 사업의 안정적 운영 기반 마련 등에 사용한다.

조명현 세미파이브 대표는 "세미파이브는 삼성 파운드리 선단공정을 기반으로 원스톱 설계부터 대형 칩 개발 서비스까지 모두 수행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AI ASIC 전문 기업으로 차별화된 입지를 구축했다"며, "이번 상장을 통해 기술 리더십을 선제적으로 강화하고, 글로벌 시장 확대를 통해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