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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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18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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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한국부동산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2,550만명으로 한달동안 3만 7,000명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청약통장의 가입자 수는 금년 2월과 3월을 제외하면 25개월째 줄어들면서 2년새 148만명이 해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청약통장 가입자의 감소세는 크게 4가지 측면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먼저, 분양가의 상승이다.
지난해 서울의 평균 분양가는 3.3m2당 3,198만원이었으나 올해 4,190만원으로 1년만에 31%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가의 가파른 상승세로 인해 청약을 통한 신규 아파트 분양이 기존 아파트 구입에 비해 메리트가 줄어들고 실수요자들의 경우 분양보다 기존 아파트의 구매에 눈길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두번째로 좀 잡을 수 없는 주택정책의 변화이다.
저출산이 문제가 되면서 정부는 대책이 발표될 때마다 정부는 신혼부부, 다자녀, 청년 특공등 특별공급의 양을 늘려왔다. 특히, 최근 정부는 공공분양 물량의 50%를 출산가구에 우선 공급하는 정책을 시행한 바 있다. 이는 상대적으로 오랜 기간 청약통장에 납입을 한 무주택자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며 해지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세번째로 청약 경쟁률이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청약은 기존 주택에 비해 당첨이 되면 시세 차익이 존재하는 곳이 존재한다. 특히, 강남의 경우 최대 시세차익이 20억에 달하는 곳이 존재해 ‘당첨은 로또’라는 공식이 존재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와 같은 지역의 경우 경쟁률은 수백대 일에서 수천대 일까지 치솟고 가점 만점 수준이 아니면 당첨이 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청약 가점이 70점 가까이 되기 위해서는 15~20년 이상의 무주택 기간과 청약통장 납입이 필요하고 10년 뒤의 부동산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청약통장을 통한 내 집 마련을 포기하는 것으로 보인다.
네번째로 부동산 가격이 치솟으면서 사실상 청년층이 주택구입과 분양을 포기한 것도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의 아파트 평균 가격이 평당 4,000만원을 넘었지만 30, 40대의 평균연봉은 5000만원을 넘지 못한다. 이는 연봉을 한 푼도 쓰지 않아도 서울에 34평 아파트를 구매하는데 30여년의 시간이 걸린다는 얘기다.
그나마 분양을 통해 싸게 아파트를 구매할 수 있었던 청약마저도 분양가 상승으로 기존 아파트와 차이가 없어지게 되면서 주택 구매를 포기하는 청년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와 같은 청약통장 이탈에 대해 청약통장에 대한 혜택을 부여하고 있지만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청약제도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주택은 경제적인 관점에서 필요한 사람에게 공급이 돼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청약제도는 단순 가점으로 분양을 하거나 정부의 정책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청약이 이용돼 왔다. 이와 같은 정책에 대해 국민들의 불신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에 청약 통장의 혜택을 부여하는 방법이 아닌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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