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국가 전략 산업으로 지목한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서 급격한 산업 확장이 이뤄지고 있다. 제조 현장 자동화와 AI 융합을 중심으로 정부 주도의 기술 개발과 시장 활성화가 동시에 진행되며, 로봇 강국으로의 도약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공업정보화부를 비롯한 7개 부처는 올해 초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 육성 방안’을 발표하며, 해당 산업을 디지털 경제의 핵심 성장축으로 공식화했다. 베이징, 상하이, 선전, 안후이 등 주요 지역에는 시범사업과 인프라 투자가 집중되고 있으며, 휴머노이드는 기존 산업용 로봇의 틀을 넘어 공장, 물류, 의료, 서비스 등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특히, Unitree, UBTECH, Leju Robotics 등 주요 기업은 대량 생산 체제를 구축하고 실제 생산라인에 로봇을 투입하고 있다. 상하이 소재 Leju는 올해 초 기준 900대 이상을 양산했으며, 일부 로봇은 BYD, 폭스콘, FAW-폭스바겐 등의 자동차 생산 공정에 실제로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 수준도 눈에 띄게 향상되고 있다. 최근 베이징에서 개최된 ‘AI 기반 휴머노이드 로봇 축구 대회’에서는 자율 판단과 시각 인식 기술이 접목된 다수의 로봇이 실시간 전략 수행을 선보이며 기술 성숙도를 입증했다. 엔지니어링 AI 기반 휴머노이드 SE01 모델은 3~5cm 단차를 오르고, 평균 시속 12km의 속도로 달리는 기능을 구현해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중국 정부는 이러한 기술 고도화를 뒷받침하기 위해 ‘Embodied Intelligence’ 펀드를 중심으로 약 1000억 위안 규모의 자금을 3년간 투입한다. 중관춘 과학기술단지, 양광 AI단지 등 첨단 기술벨트에는 50개 이상의 전문 기업이 집적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특허, 부품 공급망, AI 기반 제어 기술이 동시에 육성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은 휴머노이드 로봇 관련 특허 보유 수에서 미국을 앞지르며, 5688건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시장 반응도 긍정적이다. 2024년 중국 휴머노이드 산업 시장 규모는 29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2030년까지는 약 1200억 달러 수준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비스 로봇, 재활 의료, 소매·엔터테인먼트 등 응용 분야도 빠르게 늘고 있으며, 상하이 푸둥에 조성 중인 ‘킬린 트레이닝 센터’는 향후 인간-로봇 협업 모델의 테스트베드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산업 확장을 위한 과제도 존재한다. 로봇과 인간의 협업 과정에서의 안전 확보, 민감 데이터의 윤리적 처리, 고도화된 센서 및 제어기술의 내재화 등은 여전히 남은 과제다. 전문가들은 하드웨어 기술력만큼이나 로봇 운영체계(OS)와 AI 상호운용성 확보가 향후 시장 주도권을 결정할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중국은 오는 2026년까지 휴머노이드 로봇의 ‘상용화 전환’을 목표로 고정밀 제어·지능 제어 알고리즘, 경량 재질, 장시간 배터리 등 기반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정부 주도형 산업육성과 기업 주도의 상용화 모델이 동시에 추진되는 만큼,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은 향후 글로벌 경쟁 구도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