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다시 코스피 3000 시대를 바라보고 있다. 반도체 업황 반등과 인공지능(AI) 수요 확대,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전환이 맞물리며, 투자심리가 빠르게 회복되는 분위기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코스피 지수는 2750선을 돌파하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경우 하반기 중 코스피가 3000선을 재돌파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의 급등과 AI 관련 종목들의 강세가 상승장을 견인하고 있다.
◇ 반도체 슈퍼사이클·AI 수요가 증시 견인
올해 들어 반도체 업종은 글로벌 수요 회복 기대에 힘입어 빠르게 반등 중이다. 특히 SK하이닉스는 AI 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확대와 관련된 모멘텀으로 연초 대비 80% 가까이 상승했다. 삼성전자 역시 차세대 반도체 전략을 강화하며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다.
AI 산업 전반에 대한 낙관적 시각도 증시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발 AI 수혜가 한국 증시의 기술주 전반으로 확산되며 ‘테크 주도 장세’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 외국인·기관 자금 유입 뚜렷…환율 안정도 긍정적
글로벌 경기 연착륙 시나리오가 강화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도 다시 높아지고 있다. 외국인은 최근 한 달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5조 원 넘게 순매수했다. 특히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안정세에 접어들며 투자 자금의 유입을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리 인하 가능성 역시 증시에 우호적 요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가 확대되며 기술주 중심의 성장주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한국은행 역시 통화 완화 기조에 동참할 수 있다는 시장 기대가 반영되고 있다.
◇ "3000선 도달, 무리는 아니다"…실적 시즌 변수
증권가에서는 당장 3000선을 돌파하긴 쉽지 않지만, 하반기 중 실적 호조가 뒷받침된다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NH투자증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실적 추정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어, 3분기부터는 이익 모멘텀이 뚜렷해질 것”이라며 “코스피 3000선 회복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대내외 리스크는 여전히 변수다.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 미국 대선 불확실성, 지정학적 리스크 등은 증시 상승 흐름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 결론: 투자 심리 회복…“이제는 이익이 뒷받침돼야”
결국 코스피 3000 돌파 여부는 향후 실적 개선의 강도에 달려 있다. 기대감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주요 기업들의 수익성이 동반 회복될 경우에만 지수의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현재의 3000선 논의는 실적 기반의 접근이 요구되는 시점”이라며 “AI, 반도체, 2차전지 등 주도 업종의 이익 레벨업이 실현될 경우 증시의 질적 성장도 가능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