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진화하는 인공지능(AI) 기술에 대해 국민 대다수가 실질적인 위협을 체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앞으로 10년 내 AI로 인해 직업이나 일상이 무너질 수 있다고 답한 비율이 70%에 육박하며, AI 기술이 더 이상 '미래의 이야기'가 아닌 현실적 위험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모바일 설문 플랫폼 크라토스는 지난 23일부터 27일까지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AI 기술 인식'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29일 공개했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0.6%가 "AI로 인해 직업이나 일상이 매우 위협받을 것"이라고 답했으며, "어느 정도 위협받을 것"이라는 응답도 17.5%에 달했다. 이는 전체의 68.1%가 앞으로 AI 기술로 인한 실질적인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는 의미다.

기술 발전에 대한 국민의 감정은 복합적이다.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는 응답이 34.9%로 가장 많았고, '매우 기대된다'(20.7%)와 '어느 정도 기대된다'(35.4%)를 합친 순수 기대 응답은 56.1%로 나타났다. 반면 '다소 불안하다'(7.2%), '매우 두렵다'(1.8%) 등 부정적 감정도 9.0%를 차지했다. 이는 국민 다수가 AI 기술 발전을 반기면서도 그에 따른 변화와 위험성을 동시에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실제로 AI를 자주 사용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10.9%에 그쳤으며, '가끔 사용한다'는 응답은 41.4%로 나타났다.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37.7%)와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10.0%)는 응답을 합치면 전체의 절반 가까이가 아직 AI 기술을 실생활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는 셈이다. 기술 경험은 제한적인 반면, 체감 위기는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AI와 인간의 공존 가능성에 대해서는 낙관적 시선이 우세했다. '충분히 가능하다'(26.6%)와 '어느 정도 가능하다'(54.5%)를 합친 공존 긍정 응답이 전체의 81.1%에 달했다. 위기감 속에서도 인간 중심의 기술 활용과 통제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유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기술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라는 응답이 51.5%로 가장 많았고, '부정적'(17.1%) 또는 '긍정과 부정 모두 있다'(31.4%)는 인식도 적지 않았다. 이는 단순한 낙관이나 비관보다는 AI 기술의 양면성을 현실적으로 받아들이는 성숙한 사회적 시선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상장기업 컨설팅 전문업체 피터앤파트너스의 고성민 대표는 "AI는 더 이상 단순한 기술 이슈가 아니라, 노동시장과 삶의 방식 전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며 "이제는 기술의 발전 속도보다 사회와 제도가 얼마나 빠르게 대응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AI가 일자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방향으로 작동될 수 있도록, 정부와 산업계의 적극적인 조율과 준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