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산업 혁신 가속화를 위해 중소·중견기업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첨단 실험·실증 공간을 조성한다. 정부는 기업들이 단독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고가의 인프라를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AI 기술의 산업 현장 적용을 촉진하고 기술 사업화 속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산업부는 6월 10일, 총 세 건의 기반 조성 과제 공모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과제별로 최대 5년간 국비 100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지원 대상은 △AI 기반 자율실험실 △휴머노이드 실증 공간 △제조 AI 솔루션 개발 센터 등이다.
첫 번째 과제인 ‘AI 기반 화학 공정 및 소재 합성 최적화 자율실험실’은 AI와 로봇, 자동화 기술을 통합해 실험 기획부터 실행, 분석, 최적화까지 전 주기를 자율화하는 실험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AI는 대규모 실험 데이터를 분석해 유망 실험 조건을 도출하고, 로봇과 자동화 장비는 이를 바탕으로 반복 실험을 수행한다. 이후 AI가 실험 결과를 학습해 후속 실험을 스스로 설계함으로써, 최적의 소재와 공정 조건을 효율적으로 도출하는 구조다. 이를 통해 기존 소재 개발에 소요되던 시간과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두 번째 과제는 ‘AI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혁신 센터’로, AI 기반 휴머노이드를 실제 제조현장과 일상 환경에 적용해볼 수 있는 실증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목적이다. 기업들은 이 공간에서 AI 휴머노이드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을 직접 테스트하고, 다양한 활용 시나리오를 검증할 수 있게 된다.
세 번째 과제는 ‘제조 AI 솔루션 개발 지원센터’로, 자동차, 전자, 조선, 이차전지 등 주요 산업 분야에서 확보된 고품질 데이터를 바탕으로 중소·중견기업의 AI 솔루션 개발을 지원한다. 이 센터는 산업부의 기존 제조 AI 정책인 ‘AI 팩토리’ 사업과 연계돼 운영될 예정이며, 기업들이 필요한 AI 툴과 실험 환경을 제공받을 수 있는 공용 개발 공간으로 기능하게 된다.
제경희 산업기술융합정책관은 “자율실험, 휴머노이드 로봇, 자율제조는 산업 분야 AI 대전환의 핵심 과제”라며 “차세대 첨단기술 개발과 시장 성과 창출을 앞당기기 위해 현장의 수요에 기반한 유연하고 신속한 투자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이번 공모를 통해 구축될 공동 인프라가 중소·중견기업의 R&D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AI 기반의 고부가가치 산업 생태계 조성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