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프린팅 기반 투명교정장치 전문기업 그래피가 상장을 앞두고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선제적 조치에 나섰다.

그래피는 '투명경영위원회' 설치를 포함한 4가지 항목의 확약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했다. 이는 상장 준비 과정의 내실과 장기적인 신뢰 확보 전략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래피는 이달 말 이사회를 통해 투명경영위원회 설치 및 운영 규정을 확정할 계획이다. 신설 위원회는 특수관계인 거래 사전 심사 및 모니터링, 공정거래법 준수 여부 점검 등 내부통제 핵심 기능을 수행한다. 이는 형식적 절차를 넘어 실질적 거버넌스 체계 강화를 위한 조치다.

심운섭 그래피 대표는 "지속가능경영과 윤리경영 체계를 제도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상장 이후 3년간 위원회 운영 내용을 공시할 계획"이라 밝혔다. 또한 "지난 2년간 내실 있게 IPO를 준비했으며, 이번 정비는 단기 대응이 아닌 장기적 신뢰 확보를 위한 전략적 조치"라며 "앞으로도 투명하고 건전한 기업문화를 바탕으로 시장과 소통하겠다"고 덧붙였다.

투명경영 강화를 위한 인사 조치도 병행됐다. 그래피는 지난 6월 18일, 한컴라이프케어 재무담당이사 출신인 서창백 CFO를 신규 영입했다. 서창백 CFO는 오는 8월 1일부터 사내이사 등기로 선임된 후 투명경영위원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기존 CFO였던 박성현 이사는 기업 운영 전반을 총괄하는 역할로 보직을 전환하여 조직 관리 체계 강화에 집중한다.

그래피는 100% 자회사 디지털그래피를 연내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지배구조 단순화와 내부거래 리스크 원천 차단을 위한 조치다. 특히 디지털그래피는 심운섭 대표가 대표직을 겸임하고 있어, 이번 합병은 이해충돌 가능성을 사전에 제거하는 의미를 지닌다.

특수관계인에 대한 내부통제 강화도 주요 변화 중 하나다. 그래피는 상장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심 대표의 특수관계인 2명을 자발적으로 물류·자재 부서에서 타 부서로 전보하고, 향후 해당 부서로의 복귀를 제한하기로 했다. 이는 내부통제 약화에 대한 시장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실질적 대응이다.

업계는 그래피의 이 같은 선제적 조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그래피는 IPO를 앞두고 거버넌스 체계를 자발적으로 정비해나가는 드문 사례"라며 "단기적으로는 비용 부담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기관투자자 신뢰와 프리미엄 확보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 분석했다. 또한 그는 "IPO 과정에서 확약서 제출은 종종 이루어지지만, 그래피처럼 실제 내부통제 실행력에 초점을 맞춘 접근은 차별성을 보인다"며 "요식적 절차가 아닌 실질적 체계 정비로 이어지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고 평가했다.